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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드라마&영화 추천

치명적 러브스토리, 중국영화 [색,계] 줄거리·결말·후기(스포有)

by Ms.만능 2020. 11. 5.

치명적인 러브스토리, 중국영화 [색, 계] 줄거리·결말·후기(스포有)

 

 

오늘 소개드릴 영화는 중국영화 [색, 계 : 色, 戒]입니다. 이 영화는 사랑과 표적의 경계에 선 치명적 사랑을 담은 영화로 홍보 당시 수위높은 노출 장면을 강조해 야시꾸리한 영화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베드신마다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주목해 본다면 영화에 대한 인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색, 계]는 장아이링의 동명소설을 원작 삼아 1930년대 후반 홍콩과 194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 시기의 중국을 다룬 리안 감독의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역사적 흐름에 휘말린 각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수작으로 200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신인이었던 탕웨이는 이 영화로 일약 스타가 되었지만, 수위 높은 노출과 적나라한 베드씬 장면이 문제가 되어 중국에서 3년간 영화 출연이 금지되면서 홍콩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속 왕치아즈(탕웨이)역에 영감을 준 것은 실존인물 정핑루라는 여성입니다. 그녀는 중국 국민당의 암살 지시를 받은 첩자였고, 친일 정권의 고위층 딩모춘을 암살하려다 실패해 체포 후 22살의 나이에 처형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영화의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색, 계] 영화정보

2007년 11월 8일 개봉, 156분

감독 : 이안

출연 : 양조위, 탕웨이, 조안 첸, 왕리홍

 

 

 

[색, 계] 등장인물

왕치아즈, 막부인역_탕웨이

미스터 이(易)역_양조위

광위민역_왕리홍

이부인역_조안 첸

 

[색, 계] 배경

[색, 계]의 배경은 중일 전쟁이 치러지고 있는 1942년의 중화민국입니다. 일본의 무자비한 침략이 이어지자 일시적인 협력을 맺은 국민당과 공산당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와중에 항일세력과 친일정권간의 살벌한 첩보전이 이어지던 시기입니다. 일본은 이에 대응해 일본 친일세력을 모아 중국 곳곳에 임시정부를 수립했는데, 대표적인 곳이 난징이었습니다. 영화 속 양조위가 연기한 이(易)가 장관으로 속해있는 곳이죠. 이(易)를 암살하기 위해서 국민당은 수려한 미모의 여대생을 스파이로 보내는데, 그녀가 바로 탕웨이가 연기한 왕치아즈입니다. 이(易)는 표면적으로는 일본의 비위를 맞추면서도 중화민국이 자립할 기회를 엿보는 인물입니다. 어딘가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이(易)는 내부에선 친일 정권의 끊임없는 감시를 받고, 외부에선 항일조직의 암살시도와 첩보전에 시달립니다.

 

 

 

 

[색, 계] 줄거리

영화에서 마작을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마작은 원래 남자의 전용 놀이 였으나 여기서는 같이 앉아서 마작을 하기도 하고, 여성들끼리 둘러 앉아 마작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아 여성의 인권을 평등하게 표현하려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의미로 마작은 자신이 목표로한 패를 완성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입니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심리를 읽어야 하고, 마찬가지로 자신의 심리가 들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게임이 끝날 때 까지 철저히 경계를 풀지 않은 채 연기를 해야 합니다. 이는 영화속 주인공들의 삶과도 닮아있습니다. 삶의 목표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숨긴 채, 때론 자시의 본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인간상을 연기해야 할 때도 있죠. [색, 계] 주인공들 또한 삶의 목표를 위해 끊임없는 경계연기를 하며 살아갑니다.

 

 

 

중일전쟁으로 일본군에 점령된 난징에는 일본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왕징웨이 정부가 수립됩니다. 평범한 대학생이던 여주 왕치아즈는 전쟁을 피해 난징을 벗어나 홍콩에서 대학을 다니게 됩니다. 시대 상황에서 무기력해 진 그녀는 광위민의 권유로 항일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는데, 연극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항일 연극 동아리를 주도하는 광위민은 일본군과 대치하다 죽음을 맞이한 형을 둔 아픈 과거가 있는 인물입니다.

 

 

어느날 광위민은 단원들에게 왕징웨이 정권의 장관인 이(易)가홍콩에 방문한 정보를 입수했으니 무대 위에서의 연극이 아닌 이(易)에게 가짜 신분으로 접근해 그를 암살하고 진짜 애국을 실천하는 실제 무대를 꾸며보자고 제안합니다. 광위민에게 관심이 있었던 왕치아즈는 동료들에 대한 의리와 충동적인 애국심으로 계획에 가담하게 됩니다. 

 

홍콩에 시집온 막부인으로 위장한 왕치아즈는 총명한 기질을 발휘해 이(易)부인에게 접근하고, 이(易)부인과 매일같이 마작을 하며 이(易)의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합니다. 그녀는 미인계를 이용하여 이(易)와 함께 양복점도 가고, 식사도 하는 등 그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마침내 단원들이 숨어잇는 집으로 초대하지만, 경계심이 강한 그는 문 앞에서 돌아섭니다.   

 

 

비록 첫 번째 암살 시도는 실패했지만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이(易)의 모습을 통해 다음 만남시 벌어질 그 이상의 상황에 대해 자신의 배역이 어디까지이지를 묻습니다. 단원들은 그녀의 질문을 받기 전에 이미 그녀의 성적 희생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계획에 포함시켜 두고 있었고, 조용히 자리를 비켜줍니다. 유부녀로 위장한 그녀가 성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들킨다면 의심받을 수 있기에 왕치아즈는 단원들 중 유일하게 성 경험이 있는 리앙과 감정없이 잠자리를 연습합니다. 왕치아즈와 서로 호감을 주고받았던 광유민은 이 상황을 침묵으로 방관합니다.

 

원치않은 잠자리까지 연습해가며 기다렸지만 이(易)의 가족이 다시 상해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들의 암살계획은 허무하게 막을 내립니다. 철수하는 중에 친일정권의 첩자가 찾아와 단원들은 그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충격받은 왕치아즈는 그대로 도망가버립니다.

 

 

 

3년뒤, 상하이에서 다시 학교생활을 하고 있던 왕치아즈 앞에 항일조직의 요원이 된 광위민이 나타나고, 첩보부 장관이 된 이(易)의 암살을 위해 다시 한번 그녀에게 손을 내밉니다. 광유민의 소개로 항일조직 인사인 우영감과 접선한 왕치아즈는 정체가 발각될 상황에 대비해 독약을 건네받습니다. 조직의 관리를 받으며 더욱 체계적이고 치밀한 정보로 계획을 세워 이전보다 더 완벽한 막부인으로 변한 왕치아즈는 계획을 실행하기에 앞서 타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부쳐달라 요구하고, 우영감은 편지는 물론 임무완수시 그녀를 아버지의 곁으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떠나자 편지는 즉시 불태워졌고, 광유민은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지만 침묵합니다.

 

 

왕치아즈는 이(易)부인과 친분을 활용해 이(易)의 집에서 지내게 되고, 3년만에 마주한 이(易)를 적극적으로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유혹에 넘어온 이(易)와 마침내 잠자리를 하게 되지만, 경계심이 강한 그는 왕치아즈를 강압적으로 묶고 거칠게 겁달한 뒤 자리를 떠납니다. 그런 그의 모습을 통해 이(易)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한 왕치아즈는 조용히 미소짓습니다.

 

다음날 그녀는 이(易)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 홍콩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이(易)는 그녀를 붙잡기 위해 오랜 세월 그 누구도 믿지 못하며 살아온 지난 날들을 토로하며 자신이 경계를 풀 수 있도록 그녀에게 진심을 보여달라고 부탁합니다. 두번째 잠자리에서 이(易)는 지난번처럼 그녀를 강하게 구속하진 않지만 계속해서 그녀의 표정을 면밀히 살피는 등 경계를 채 풀지 못한 모습을 보입니다. 왕치아즈 또한 그에게 간파당하지 않기 위해 잠자리에 진심인 듯 최선을 다해 연기합니다.  

 

 

 

왕치아즈는 경계심이 강한 이(易)를 완전히 속이기 위해선 자신이 100% 막부인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그에게 사로잡히기 전에 가능한 빨리 이(易)를 암살할 것을 부탁합니다. 하지만 항일 조직은 암살 명령을 늦추며 그녀를 통해 이(易)의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려 했고, 연극으로 정체성이 무너지고 있는 왕치아즈의 호소를 묵살해 버립니다.

 

세번째 잠자리에서 이(易)는 그녀에 대한 모든 경계를 내려놓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살피며 파악하려하기 보단 그녀와의 잠자리에 온전히 집중하는 모습이었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이(易)는 왕치아즈에게 서류 심부름을 부탁하고, 항일조직은 그녀의 정체가 간파되었다 생각합니다. 왕치아즈와 마지막 만남이 될 수도 있는 순간, 광유민은 용기내 그녀에게 키스하지합니다. 하지만 항일 운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녀와 관련한 모든 일을 늘상 침묵으로 방관했던 그를 이젠 그녀가 밀어냅니다.

 

"왜 3년전에 하지 않았어"

 

기밀정보라 예상했지만 예상밖에도 이(易)가 자신을 위해 보석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易)의 경계심이 완전히 허물어진 것을 느낀 그녀는 암살 계획을 실행하라 암호를 보냅니다. 다음날 왕치아즈는 항일 조직 요원들이 깔린 보석상으로 이(易)를 유인합니다. 하지만 반지를 선물하는 이(易)의 진심어린 사라을 느낀 그녀는 그에게 도망가라고 말하고, 이(易)는 재빠르게 도망가 체포령을 내립니다.

 

 

왕치아즈는 우영감에게 받은 자살약을 먹지 않은 채 끌려갑니다. 이(易)의 부하는 이들 정체를 미리 알고 있었지만 이(易)가 포섭됐을 가능성이 있어 미리 말하지 않았고, 이(易)는 왕치아즈를 처형하는 문서에 직접 서명을 하여 그녀와 몇몇 요원들은 채석장에서 총살됩니다.

 

 

 

[색, 계] 주관적 후기

탕웨이가 연기한 왕치아즈는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언제 마침표가 찍어질지 모르는 연극무대에서 컷 없이 기약없는 연기를 펼쳐나가야 했던 왕치아즈는 무수한 정체성과 본질에 대한 혼란을 뛰어넘어 완벽한 막부인이 되었고, 결국 이(易)를 속이는데 성공했지만, 그녀를 향한 이(易)의 순수한 사랑에 마지막 순간 결정을 바꾸었죠. 그 사랑이 비록 연기로 꾸며낸 막부인을 향한 감정일지라도 왕치아즈가 그토록 갈망했던 자신의 존재가 확인받는 순간이었죠.

 

 

왕치아즈와 이(易)의 치밀한 감정변화를 따라가는 재미도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항상 경계심을 잔뜩 치켜세우던 이(易)가 왕치아즈와 3번에 걸친 잠자리 끝에 마침내 온전히 그녀를 느끼게 되는 연기,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막부인으로서 이(易)를 유혹하고자 자신의 정체성마저 버리고 열연을 펼친 왕치아즈의 섬세한 연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숨죽여 감상하게 하였습니다.

 

 

한편, 대학교 연극부 시절부터 서로에게 호감이 있었던 왕치아즈와 광위민이 제대로 썸도 못타보고 끝이나 조금 아쉬웠네요. 항일이라는 목적하나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감정 없는 잠자리나 연습하게 하고... 이게 애국이라 생각하고 침묵했을 그가 너무 어리석게만 느껴지네요.

 

 

개봉 당시 모두의 관심이 노출에 집중되어 작품이 상당히 저평가 된 부분이 있는데, 노출 역시 감정 변화의 일부분으로 아주 중요한 씬이었기 때문에, [색, 계]의 작품성에 홀딱 반해버린 저로선 이런 평들이 너무 아쉽기만 합니다. 이런 감정선을 이해하고 다시 영화를 보신다면 또 색다르게 느껴지실 거라 확신합니다.

 

그럼 저는 다음에 또 재미난 영화 리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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