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컴백홈',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는 이유?
"지금은 ‘성공한 연예인’이 과거에 살았던 집을 찾아가 청춘을 응원한다!"
분명한 감동 코드가 있지만, 뒷맛은 씁쓸합니다. KBS2 예능프로그램 ‘컴백홈’의 이야기입니다.
KBS2 ‘컴백홈’은 스타의 낯선 서울살이의 첫걸음을 시작한 첫 보금자리로 돌아가 현재 그곳에 사는 청춘들의 꿈을 응원하고 힘을 실어주는 리얼리티 예능입니다. MC로 합류 예정이던 배우 조병규의 학교폭력 의혹으로 우여곡절 끝에 출발을 알린 ‘컴백홈’은 유재석과 ‘해피투게더’ 제작진의 재회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유재석, 이용진, 이영지 3MC의 차진 호흡은 ‘컴백홈’의 강점입니다. 어떤 게스트가 와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이끌어 나갑니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도 각 MC의 세대별 시대상을 반영해 토크로 발전시킵니다. 나아가 과거와 현재, 같은 공간을 공유한 연예인과 입주자의 공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열심히 사는 청춘을 조명하고 응원하겠다는 취지, 딱 거기까지입니다.
후반부 분위기는 확 바뀝니다. 제작진이 보내는 ‘응원’의 방식은 공감을 자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 출연자들의 삶의 공간 변화를 가져다준 ‘러브하우스’나 정리로 행복을 주는 ‘신박한 정리’ 등의 예능 프로그램과 사뭇 다른 반응입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리모델링의 당위성이 없습니다. 과거 연예인들이 꿈을 키우며 살아왔던 집이지만,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입주자에겐 소중한 삶의 공간입니다. 옥탑방, 서울 상경, 자취생, 독립 등의 상황이 ‘청춘’을 대변합니다. 상대적으로 좁은 방이지만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입주자의 집을 찾아가 굳이 리모델링 해줍니다. ‘이왕이면’ 평소 원하던 스타일대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1화에 출연해 “예전엔 크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너무 작게 느껴진다”는 마마무 휘인과 화사의 발언에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는 시청 후기도 무리는 아닙니다. 첫 방송 이후부터 ‘연예인의 서민 체험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습니다. 과거를 뒤로한 채 새 보금자리에서 ‘성공한 연예인’의 삶을 사는 게스트의 추억을 되새기는 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은연중 그 집이 ‘성공 전 단계에 머물던 집’이라는 이미지를 씌웁니다.
연예인들의 추억 여행을 위해 장소를 대여해주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연예인 게스트와 긴 오프닝에 비해 일반인 입주자와의 만남은 짧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인 입주자들의 주거 정보 노출의 위험도 제기됩니다. 대략적인 위치와 입주자의 직업, 연령, 생활 패턴까지 모두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깔끔하고 실용적으로 꾸며진 리모델링의 실질적 혜택은 집주인에게만 돌아간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방송에서 ‘청춘’이라고 말하는 세입자들은 말 그대로 계약 기간 동안 거주할 뿐입니다. 뒤늦게 ‘컴백홈테리어는 세입자분이 가져갈 수 있는 가구와 소품을 활용한다’는 자막이 비쳤지만 크게 와 닿지 않습니다.
당초 10회를 예고했던 ‘컴백홈’은 오는 5일 마지막 회를 방송으로 막을 내릴 예정입니다. 4.2%의 첫 방송 시청률에 상승은 없었다. 4회 이후 2%대 시청률로 떨어졌고, 종영을 한 회 남긴 최근 방송분도 반등 없이 3% 초반을 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첫 방송에 앞서 김광수 CP는 “일반인들이 주인공이 되는 시대에 맞춰 연예인 위주 콘텐츠에서 탈피해보고자 했다”는 기획 의도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출발점은 어느새 잊혀졌습니다.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하겠다는 의도도, 연예인 위주 콘텐츠의 탈피도, 심지어 청춘을 응원하겠다는 취지도 애매해진 ‘컴백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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