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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 배틀 보는데 눈물이 나는 이유?!

by Ms.만능 2021. 10. 7.

 <스우파> 배틀 보는데 눈물이 나는 이유?!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보다 오랜만에 당혹감을 맛봤습니다. 살벌한 공기가 감도는 배틀 장면을 시청하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려한 무빙에 대체 왜 눈물을 흘렸을까 하는 쑥스러움에 재빨리 눈가를 훔쳐냈습니다. 시청을 끝낸 뒤 눈물의 의미를 되짚다 깨달았습니다. 승패 싸움이 결코 단순한 재미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배틀의 진리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모습들입니다. 힘겹게 배틀을 마치고 쓰러지듯 주저앉아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그런 순간들의 경이 말입니다.

 


'스우파'의 출연진들은 그간 '백업 댄서'로 늘 가수의 뒤에만 머물러야 했습니다. 이들의 활동처는 무대가 맞지만, 댄서신 중에서도 스트릿 댄서들이 단독으로 설 무대는 마땅치가 않습니다. 발레나 현대무용 공연은 티켓을 구매해 보러 가도, 스트릿 댄스는 가끔 축제에서 공짜로 관람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찾아서 보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길거리에 뿌리를 둔 장르의 근원 때문도 있겠지만, 소위 문화에 등급을 매기는 관습 탓이기도 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스우파'는 처음으로 댄서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춤 실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줬습니다. 처음으로 대중들은 음악방송을 보며 가수가 아닌 댄서들에게 눈을 돌렸고, 더 나아가 춤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아마 방송이 끝난 뒤 '스우파' 출연진들이 공연을 개최한다면 매진은 순식간일 겁니다.

대중이 이렇게 '스우파'에 빠져든 것은 비단 눈물을 쏟게 하는 과정의 고단함뿐 아니라, 이러한 과정들을 철저하게 증명해내는 감탄스런 실력을 포착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우파'의 모든 퍼포먼스를 단 한순간도 입벌리지 않고 본 게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과몰입에 이르게 되는데, 경지에 이른 듯한 댄서들의 경이로운 무빙에서 땀과 노력의 순간들이 함께 보이기 시작한다. 그토록 무수한 땀을 흘리고서도 음지의 영역에서 주목받지 못한 순간들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너무나 뒤늦게 관심을 드러낸 것이 '스우파'를 더욱 애틋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훅, 웨이비, 홀리뱅, 코카앤버터, 라치카, YGX, 프라우드먼, 원트의 총 8개 팀이 보여주는 배틀과 경쟁은, 이들이 그간 주목 받지 못한 신에 함께 몸담으며 다져온 우정의 결집들로 무수한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적이긴 하나 동료이기도 한 이들의 관계성은 치열한 배틀을 끝내고 진한 포옹을 나눌 줄 아는 멋진 그림을 탄생시킵니다.

 

 

 

 

 

 

웨이비와 코카앤버터가 첫 탈락을 두고 배틀을 했을 때, 코카앤버터 리더 리헤이는 웨이비 턴에서 그들을 위한 무대를 넓혀줬습니다. 눈빛은 날이 서있으나 서로를 향한 기본적 배려는 결코 잃지 않습니다. 프로페셔널하게 춤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결코 서로에게 노골적인 폄훼는 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탈락 결정전에서 라치카 피넛은 원트를 이겨놓고도 기뻐하기 보단 "함께 파이널까지 가고 싶었다"며 무수한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스우파' 참가자 중에서 그 누구도 혼자만 튀겠다고 바둥대는 이는 없다. 다들 입을 맞춘 것처럼 이를 계기로 스트릿 댄서신을 주목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를 드러냅니다. 그래서 팀이 하나씩 탈락할 때마다 벌어지는 눈물 파티는 꽤 진풍경입니다.

 


그렇기에 프라우드먼 리더 모니카가 매 미션마다 드러내는 날카로움은, 조금은 과하다 싶다가도 스트릿 신을 위한 사력의 분투처럼 느껴져 응원을 부릅니다. 세미파이널 미션 중 하나인 제시의 '신곡 안무 창작 미션' 퍼포먼스에서 제시 역할을 대행하는 댄서 얼굴에 검은 복면을 씌우고 댄서들에게 주목하게 한 것도, 이 댄서들의 축제에서 조금도 다른 곳에 포커스가 가지 않게 하려는 집념을 느끼게 해 뭉클함을 자아냅니다. 그래서 가끔은 모니카가 얄밉다가도, 악역을 자처한 그가 있었기에 댄서들의 결집이 단단해지는 걸 목격하며 애정을 보내게 됩니다.

 

 

 

 

 

모두의 뼈에 새겨진 같은 각오는 결국 최고의 퍼포먼스와 멋진 정면 승부를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스우파'의 출연진들은 시청자들을 감탄과 감동의 경계에 동시에 빠뜨리고 이들의 진짜 세계에 깊숙이 발을 들이게끔 이끕니다. '스우파'와 관련한 댓글들 사이에서 감동해 울었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좀 더 드러내고 울어도 될 명분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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