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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쉬한 홍콩영화 [중경삼림] 2부 리뷰(스포有)

by Ms.만능 2020. 11. 3.

스타일리쉬한 홍콩영화 [중경삼림] 2부 리뷰(스포有)

 

 

오늘 소개드릴 영화는 홍콩의 뒷골목을 매력적으로 담아낸 왕가위 감독의 작품 [중경삼림 重慶森林]입니다. 영화는 총 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난 포스팅에서 1부 리뷰를 마쳤으니, 오늘은 2부를 리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경삼림]하면 2부 에피소드를 더 많이 기억하시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2부를 더 임팩트있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두번째 에피소드는 경찰 663(양조위)과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점원 페이(왕정문)의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중경삼림]하면 패스트푸드 점원 왕정문이 깡마른 몸에 무표정으로 OST '캘리포니아 드리밍'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이 떠오르는데요, 상징적인 캘리포니아에 대해서는 영화 줄거리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중경삼림]은 왕가위 감독이 [동사서독]이란 작품의 작업 기간 중,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기분전환으로 잠깐 짬을 내서 찍은 작품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땐 사실 큰 울림이 없었는데, 시간이 흘러 사랑을 해볼 만큼 해본 지금에서야 돌아보니 엄청난 수작으로 느껴지네요. 홍콩 특유의 느와르적인 분위기도 살리고, 개봉한지 20년도 넘은 작품이지만 영상미도 세련미있어 지금 다시 봐도 전혀 손색없는 작품입니다.

 

 

제목 중경삼림은 중국 남서부의 대도시 충청시의 이름을 딴 홍콩에 있는 유명한 빌딩 중경맨션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중경맨션은 홍콩에서도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수상쩍은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마굴로 유명한 건물이라고 하네요.

 

아래 내용은 영화 내용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중경삼림] 영화정보

1995년 9월 2일 개봉, 101분

홍콩 멜로/로맨스 영화

감독 : 왕가위

출연배우 : 양조위, 왕정문

 

 

 

 

[중경삼림 2부] 줄거리

경찰 663은 패스트푸드점에 와 샐러드를 주문하고, 점원인 페이는 크게 틀어 둔 음악 California Dreamin'에 맞춰 춤을 추며 주문을 받고, 춤을 추며 음식을 만듭니다. 며칠 후 다시 음식점에 들어온 남자는 이번엔 샐러드가 아닌 블랙커피를 주문합니다. 사장과 나눈 몇 마디 대화를 통해 스튜어디스 애인과 헤어졌음을 엿듣게 되는 그녀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음식점에 헤어진 663의 연인이 가게를 찾아와 그에게 전달해 달라며 이별 편지를 남겨두고 떠납니다. 가게 사람들은 이별 편지를 663에게 전달하기 전에 돌려보게 되고, 페이의 손에도 들어옵니다. 그녀는 편지 속에 같이 들어 있던 663의 집 열쇠를 발견합니다. 

 

경찰 663이 음식점에 찾아오자 여자는 남자에게 편지 봉투를 건넵니다. 하지만 그는 커피를 다 마신 후 보겠다며 구석에 서서 오랜 시간 커피를 마시고, 편지를 보지도 않고 잠시 보관해 달라 부탁한 뒤 자리를 뜹니다.

 

 

그는 이미 이별을 직감하고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온 그는 집안 사물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그만 울어. 계속 울기만 할 거야? 강해져야지"

"지금은 말랐어. 왜 그래? 자신감을 가져"  

"사람은 흔들릴 때가 있어. 그녀에게 기회를 주자"

 

경찰 663은 근무하던 중, 우연히 페이와 마주치고, 짐이 무거워보여 대신 들어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녀는 그가 왜 편지를 가져가지 않는지 궁금해 했고, 주소를 가르쳐주면 부쳐주겠단 말에 자신의 집주소를 그녀에게 알려줍니다. 시간되면 놀러오라는 형식적인 말도 보태죠. 그렇게 그녀는 편지에 있던 를 이용해 그가 일하는 틈을 타 우렁각시처럼 그의 집을 청소도 하고, 비누와 수건을 바꾸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집을 장식하며 떠나간 애인의 흔적들을 지우기 시작합니다. 페이는 점점 대담해져 자신의 물건을 놓고 온다거나, 금붕어를 채워 준다거나 하며 혼자만의 사랑을 키워나가죠.

 

 

 

경찰 663은 조금씩 집에 변화가 생긴것을 느껴 급히 집으로 돌아가지만 무슨 일인지 온 집에 물이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물을 닦아내며 다음과 같이 독백합니다. 

 

"이 방이 점점 감정이 생겨난다. 강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이 울 줄 몰랐다. 사람은 휴지로 끝나지만 방은 일이 많아진다"

 

청소를 끝내고 집을 나서는 찰나 문 앞에 서 있는 페이를 발견합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손에 든 금붕어를 선물이라며 주고 돌아서지만 너무 놀란 나머지 발이 굳어버리고, 경찰 663은 그녀를 위해 다리마사지를 해줍니다. 피곤에 지친 두 사람은 소파에 나란히 기대어 잠이 듭니다.

 

남자는 점차 집에 일어나는 변화를 느끼게 되고, 조금씩 헤어진 그녀가 잊혀져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던가요, 페이는 남자의 집에서 나오다 그와 딱 마주쳐 버리고, 그는 비로소 이 모든 변화가 음식점 그녀 덕분임을 알게됩니다. 그녀는 여차저차 잘 도망갔지만, 그는 결국 음식점까지 찾아오고, 그녀에게 내일 8시에 캘리포니아에서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을 합니다.    

 

 

그는 '캘리포니아' 라는 이름의 에서 페이를 기다지만, 약속시간이 지나도 그녀는 오지 않습니다. 그 때, 음식점 사장이 그를 찾아와 그녀가 남긴 편지를 건네며, 그녀는 사표를 내고 진짜 캘리포니아로 떠났다고 말해줍니다.

 

"안 온게 아니다. 장소를 착각한 것 뿐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캘리포니아에 있었다."

 

그는 편의점에서 옛 애인과 오랜만에 재회하고, 기분이 잡쳐 페이의 편지를 버립니다. 하지만 금방 빗속을 뚫고 다시 편지를 주워 펼쳐보는데, 편지에는 1년뒤로 정해져 있는 손으로 만든 비행기 티켓이 들어있었습니다. 하지만 목적지는 읽을 수 없게 되었죠. 그리고 사실 페이는 그보다 먼저 도착해 그를 기다리다가 문득 정말 캘리포니아에 가고 싶어져 떠났던 것이었습니다.

 

1년 후, 스튜어디스 된 페이는 본인이 일하던 음식점으로 들어오고, 가게 안에는 663이 서있습니다. 사촌오빠를 찾는 그녀에게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촌오빠는 장사를 참 잘해요. 음식을 팔더니 가게까지 팔았죠."  

 

그렇게 둘은 다시 재회하게 됩니다.

 

 

 

[중경삼림 2부] 주관적 리뷰

663과 페이의 사랑은 묘한 엇갈림으로 이어지며 영화 후반까지 이어지지 않지만 결국 다시 재회하는 열린 결말로 끝이납니다. 1부에서도 그랬듯 2부에서도 마찬가지로 비워진 자리는 다시 새로운 사람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모두가 아는 이치인데, 왜 항상 헤어짐은 어렵기만 한 걸까요?

 

 

개인적으로 663의 이별을 대처하는 과정이 너무 매력있게 느껴졌습니다. 사물들에게 힘내라는 둥, 기운차려야 하지 않겠냐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내는 모습이 다소 유치해 보일 수 있지만, 떠나간 애인을 미워하거나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데 시간을 쏟기보단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며 자기 자신을 재정비하는 과정으로 보여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그의 방식이 매력적이라 느껴졌습니다. 다른 작품에서 봐 온 양조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연기에 더 눈길이 갔기도 했었죠.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 혹은 곧 사랑하게 될 사람들, 또는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막 헤어진 사람들이 마치 치료하듯이 보아야 할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죽기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 선정되기도 한 작품으로 단순하지만 서정적인 이야기에 감각적인 영상미가 영화의 분위기를 살려 마치 홍콩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도 합니다. 왕가위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영화 [중경삼림], 혹시 기회되신다면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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