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할머니' 윤여정, 2억원 상당 '오스카 스웨그백' 수령? 거부?

'K할머니' 윤여정, 2억원 상당 '오스카 스웨그백' 수령? 거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이 약 2억원에 달하는 물품을 받게됩니다.

25일(현지시각) 윤여정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 순자역으로 여주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카데미 수상의 영광은 제작비 약 400달러(약 44만원)의 트로피 뿐, 상금은 없습니다. 높이 34.3㎝, 무게 3.8㎏의 트로피는 24K금으로 도금한 청동상입니다. 트로피 외 별도 상금은 없습니다. 상금 대신 윤여정이 받는 선물은 이른바 '오스카 스웨그백(Oscar Swagbag)’.

 

 

 

스웨그 백은 오스카에서 제공하는 선물은 아닙니다. 오스카상과 무관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회사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지난 2000년부터 마케팅 차원에서 수상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웨그 백은 매년 구성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데, 미국 포브스와 NBC 등 현지 언론은 올해 스웨그 백 가치를 20만5000만~21만5000만달러 수준으로 추산했습니다. 우리 돈 약 2억2800만~2억3800만원 수준입니다.

올해 스웨그 백에는 건강 관련 용품과 서비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두가 승자’라고 명명한 이 가방에는 스웨덴 럭셔리 호텔 페이터 노스터 호텔의 숙박권과 숙취를 위한 비타민 테라피, 지방흡입 시술권, 주류와 과자, 카드 게임 등 제품이 포함됐습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화된 각종 대마초 성분 제품도 상당수 들어있습니다. 24K 금박을 입혔다는 대마 용액 카트리지, 희석한 대마 용액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대마 성분이 들어간 고약 등입니다.

 

 

대마 용액 카트리지를 제공한 업체 홀로팁스는 오스카 시상식에 앞선 지난 24일 자료를 내고 선물 가방에 자사 제품이 포함됐다고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포브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오스카 선물 가방은 대마초 선물들로 화제가 됐다"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받은 스웨그 백은 8만달러(약 8800만원) 상당의 럭셔리 크루즈 여행권을 비롯해 다이아몬드 목걸이, 순금 펜 등으로 구성된 바 있습니다.

 

 

 2억 원 상당의 스웨그 백, 세금만 1억 원? 

 

한편, 스웨그백(Oscar Swagbag)의 세금이 화제입니다. 스웨그백은 공짜가 아닙니다. 선물 가방에 대해 미국 국세청(IRS)은 연예인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합니다. 연방세와 캘리포니아 주세 등 50%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한화 약 1억 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만약 원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전달됐다면 거액의 세금만 내야 하는 짐이 될 수 있습니다. 스웨그백은 후보자들의 자택이나 숙소로 배달하지만 받는 사람의 의사에 따라 수령 거부도 가능합니다.

 

아카데미 측은 2006년 미 세무 당국으로 조사를 받은 이후 디스팅크티브에 애셋에서 제공하는 스웨그백에 대해 '오스카와 전혀 관련이 없음'을 명시하도록 했습니다. 아카데미는 "이 업체가 마리화나용 흡입기, 각종 선정적 제품을 넣어 시상식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라며 스웨그백의 존재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스웨그백에는 지난해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채드윅 보스만을 프린트한 NFT(비트코인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것) 카드를 포함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고인을 상품화했다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채드윅 보스만 NFT를 만든 작가가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미나리'로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윤여정,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이 해당 스웨그백을 수령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윤여정이 스웨그 백을 받든 거부하든 아카데미 수상자로서의 ‘프리미엄 효과’는 계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