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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 다크 히어로가 선사한 카타르시스

by Ms.만능 2021. 5. 4.

<빈센조> 다크 히어로가 선사한 카타르시스


악당의 면면에 이토록 통쾌할 수 있다니. ‘빈센조’가 전무후무한 ‘다크 히어로’를 구축하며 안방극장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지난 2일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가 20화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최종회에서 빈센조(송중기)는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처단했습니다. 빈센조는 법으로 징벌할 수 없는 빌런을 심판하며 마지막까지 악당으로 남았습니다. 변화는 컸습니다. 그의 등장에 홍차영(전여빈)과 장한서(곽동연) 그리고 금가 프라자 세입자들이 희망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빈센조’는 흔하디 흔한 권선징악의 스토리를 탈피했습니다.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라는 빈센조의 방식은 답답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응원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의는 나약하고 공허하다. 이걸로는 그 어떤 악당도 이길 수 없다’는 엔딩신 빈센조의 나레이션처럼 악당을 이기기 위해 나타난 더 센 악당의 복수가 펼쳐졌습니다. 견고하고도 광활한 ‘악’을 뽑아내기 위해서 때로는 변칙적인 승부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빈센조’였습니다.

 


‘빈센조’를 이끈 가장 큰 힘은 배우 송중기였습니다. 마피아와 송중기, 좀처럼 상상할 수 없던 조합을 완성도 있게 구축했습니다. 박재범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도 설득력 있는 빈센조를 완성해냈습니다. 액션, 코믹, 로맨스까지 매 회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거침없는 빈센조의 활약에 꽃을 피웠습니다. 넷플릭스 ‘승리호’에 이어 ‘빈센조’까지 연타석 흥행입니다. 시청자들 사이에 ‘송두송미(송중기로 시작해 송중기로 끝났다)’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입니다.

 

 


송중기를 시작으로 어느 하나 빠짐 없는 캐릭터 맛집이었습니다. 초반 독특한 캐릭터 설정으로 우려를 낳았던 홍차영 역의 전여빈, 절대 빌런 장한석 역의 옥택연 역시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에 동화되며 ‘빈센조’의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죽음을 맞은 장한서 역의 곽동연 역시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습니다.

 


빈센조를 도와 바벨그룹 타파에 앞장선 일명 ‘금가 패밀리’도 화제였습니다. 하나하나 살아있는 캐릭터 열전으로 묘미를 선사했습니다. 외과 간호사 출신 조폭(김영웅), 전국체전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와 역도 금메달리스트 부부(양경원·서예화), 복싱 동양챔피온 출신 분식집 사장님(이항나), 스트리트 파이터 출신 댄서(김설진), 천하장사 출신 요리사(김형묵), 해커 출신 피아노 학원 원장(김윤혜) 등 모두가 히어로였습니다. 위기의 순간 드러난 과거, 희망의 불씨를 지핀 신스틸러 열전이었습니다.

 


현실과 맞닿아있지만, 현실적이지만은 않은 전개도 박재범 작가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더욱이 마피아 본능을 드러내는 빈센조의 순간 순간마다 김희원 감독의 연출력이 빛났습니다. 무게감과 톤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빈센조’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다만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악행을 저지르고도 줌바 댄스를 추던 최명희(김여진), 죄책감 없는 살인을 지속해온 장한석(옥택연),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는 팔랑귀 면모를 드러낸 한승혁(조한철)까지. 누구하나 구제받을 수 없는 악인이었지만 그들의 최후가 지나치게 잔인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15세 이상 관람가’였음에도 불구하고 몸에 불을 붙이고, 새가 내장을 쪼아 먹고, 목에 칼을 맞고 피가 낭자한 죽음이 연출됐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평이 쏟아진 이유는 확실합니다. ‘빈센조’는 진지하면서도 통쾌했고, 감동적이다가도 이내 코믹해졌습니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물들의 희로애락을 그렸습니다. 재치 넘치는 순간과 대사들이 시청자를 웃고 울게 만들었습니다. ‘빈센조 앓이’ 중인 황민성(김성철)과 안군(임철수), 조사장(최영준)의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큰 웃음을 안겼습니다.

 

 


배우, 작가, 감독의 호흡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빈센조’는 지난 2월 7.7%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종 14.6%의 자체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막을 내렸다. tvN 역대 시청률 6위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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